당신은 투명인간을 믿는가?
영화 인비저블맨은 H. G. 웰스의 소설 '투명인간'을 원작으로 한 호러 영화이자, 1933년 개봉한 영화 '투명인간'의 리메이크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실 투명인간이라는 소재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합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몸에 두르면 다른 사람에게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 투명망토가 그 예 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투명인간이 되어 남들에게 내 모습을 숨길 수 있다는 상상은 매우 재미있는 상상입니다. 하지만 만약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이 나를 해치려고 한다면, 그것은 정말 두렵고 소름 끼치는 일일 겁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리 워넬 감독의 영화 '인비저블맨'은 보이지 않는 존재로부터 벗어나려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공포
영화 초반, 깜깜한 새벽에 바다 앞에 위치한 호화 저택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주인공인 세실리아는 옆에 누운 자신의 남편인 애드리안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일어납니다. 옆에 있는 약통으로 보아, 아마도 남편에게 진정제를 투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을 비추는 CCTV를 옆으로 돌린 그녀는, 집의 보안 알람까지 해제한 뒤 차고로 통해 밖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세실리아를 따라 나온 개가 실수로 차의 경보기를 작동시키게 되며, 온 집안에 시끄러운 경보가 울립니다. 세실리아는 초조한 마음으로 언니를 기다리다가 결국 언니를 만나 차에 탑승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 경보기 소리에 잠이 깬 애드리안이 세실리아를 쫓아오고, 아슬아슬하게 자매는 도망칩니다. 애드리안을 벗어난 이후에도 몇 주간 세실리아는 계속해서 불안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애드리안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자신이 두려워하던 존재가 사라졌기에 이제 평화가 찾아오는 듯 했지만, 그때부터 세실리아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물건이 사라지고, 프라이팬을 달구던 불이 갑자기 세져서 불이 날 뻔하며, 중요한 면접에서 제출해야 할 포트폴리오 서류가 사라집니다. 세실리아는 애드리안이 죽은 것이 아니라, 투명인간이 되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고 주장하지만 당연하게도 주위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공포와 함께 누구도 나를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세실리아는 미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드디어 만난 투명인간
그러나 사실 세실리아는 미친 것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투명한 존재가 나타나, 세실리아의 목을 조르고 공격합니다. 세실리아는 다시 저택에 돌아가 애드리안의 흔적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연구실에서 전신에 카메라가 달린 투명인간 슈트를 발견하게 됩니다. 세계 최고의 광학 연구자였던 애드리안은 사실 죽은 것으로 위장하고, 본인이 개발한 투명인간 슈트를 사용하여 세실리아를 찾아온 것으로 보입니다. 투명인간 슈트의 존재를 알게 된 세실리아는 과연 애드리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한 분이 계시다면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질적인 공포를 다룬 영화
아무리 평탄한 길이라도 눈을 감고 걸어가려고 하면, 인간은 공포를 느낍니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 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인간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처럼 영화 '인비저블맨'은 본질적인 공포를 다룬 영화입니다. 보이지 않는 적대적인 존재를 설정하고, 언제 어디서 나를 공격할 지 모른다는 공포감을 심어 줍니다. 심지어 눈에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존재 자체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주위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보이지 않는 공포까지 더해진다면 정신적인 압박감은 더욱 거세집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더 이상 피하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맞서 싸우기 위해 페인트를 뿌리고, 유인을 하며 거센 반격을 합니다. 그 결과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맞서 싸워 이기게 됩니다. 아무리 두려운 존재라도, 매번 피하기만 한다면 절대로 이길 수 없을 것입니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맞서는 것뿐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장 큰 교훈이기도 합니다.